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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볼 리 없었다.얼른 씽끗 웃으면서 말했다.”아! 참, 정 부인! 그동안 안녕하셨어요?”백봉 주영은 강주

아가씨를 단지 왕씨(王氏)라는 고관의 집 귀중한 따님이라고만 알고 또 무술도 전혀 모르는 어린 처녀

로만 알고 있기 때문에, 그런 존재가 안중에도 있을 리 없었다. 입을 한 번 삐쭉하고 알은 체도 하지

않았다.비운은 백봉 주영이 거만스럽게 안하 무인격으로 사람을 알은 체도 하지 않는 꼴을 보자, 내

심 약이 바싹 올라서 코웃음을 쳤다.”흥! 매씨댁 아가씨! 도대체 이천검법이란 뭣하는 건가요? 그 명

칭이 괴상 망측하군요.”매약화 아가씨는 강주 아가씨와 비운이 신영궁 출신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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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절세의 무학을 몸에 지니고 있는 여자라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비운이 툭 시치미를 떼고 던지는

말투를 듣자, 직감적으로 그것이 사람을 희롱해 보자는 의도인 것을 알아차렸다. 내심 웃음을 억지로

참으며 자연스럽게 대답해 주었다.”이천검법이란 산해관 외곽 지대에서 한때 천지를 놀라게 한 무시무

시한 검술인데, 그걸 몰라?””네? 그게 정말예요?”비운은 두 눈을 깜박깜박하면서 마치 아무 것도 모르

는 어린아이처럼 백봉 주영의 면전으로 주르르 달려가서 서슴지 않고 입을 놀렸다.”정 부인! 그 유명한

검술을 한 번 구경시켜 주세요. 저는 평생에 한 번도 칼을 쓰는 걸 보지 못했는데, 참 잘 됐네요.””흐흥

! 미친 년 같으니 ‥‥‥”저편에 서 있던 강주 아가씨가 가볍게 웃으면서 빽 소리를 질렀다.”비운아! 까

불지 마! 뭣이 그리 보기 좋은 구경거리라구! 칼이니, 창이니 하는 게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도 모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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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천둥 벌거숭이 같이 날뛰느냐?”매약화 아가씨는 터져 나을 것만 같은 웃음을 억지로 참았다.백봉

주영은 아직도 화가 풀리지 않아서 여전히 코웃음을 쳤다.”흥! 네년이 뭘 안다고 이러느냐? 칼이란 건

남이 구경하라고 휘두르는 건 아냐. 아차 한 번 조심하지 않고 실수하게 되면, 피를 흘리게 되고 목숨

까지 잃게 되는 거야! 어서 저리 비켜!”비운은 짓궂은 장난꾸러기 어린아이같이 혓바닥을 날름하고

내밀었다. 다시 한 발자국 더 앞으로 다가서면서 여전히 입을 나불거렸다.”정 부인! 이천검이란 이한

천(離恨天)이란 말이 아닌가요? 저는 그전에 책 속에서 이한천이란 글귀를 읽은 적이 있었어요! 그

건 한 여자가 사랑하는 님을 잃어버리고 나서 지은 명칭이 아닐까요? 아, 저도 이제 알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