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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소천의 두 눈이 휘둥그래졌다.”선배님! 사태가 심상치 않습니다. 주육화상이 위기에

빠진 모양입니다.”무당파의 영도자 제일명도 고개를 끄덕끄덕하면서 말했다.”음성을 들

어 보면 누구에게 쫓기고 있는 모양인데, 주육화상이 궁지에 빠진 것이 틀림없는 것

습니다.”현도노인이 빙그레 웃으면서 태연 자약하게 대꾸했다.”이 노부도 저게 주육화

상이라는 것을 벌써 알아차렸소. 하지만 주육화상은 약삭빠른 솜씨를 지닌 사람이니

까 어지간히 버틸 수 있을 것이라고 나는 생각하오.”말을 마치자 현도노인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아래턱을 약간 끄덕끄덕해서 삼대 문파의 영도자들에게 분부했다.

“자, 그러면 우리도 가 보기로 합시다!”현도노인이 앞장을 서고 세 영도자들이 뒤를 따

\랐다.화산팔검(華山八劍)과 철배신타 도계원이 맨 뒤를 따라서 일행은 곧장 계곡 어귀

로 달려 갔다.계곡 어귀에서 십여 장쯤 떨어진 지점에 당도했을 때, 벌써 계곡어귀에는

사람들이 새카맣게 몰려 서 있었다. 그리고 이편에서는 수천 마리의 원숭이들이 계곡

어귀를 꽉 막고 대치하고 한 발도 양보하려 들지 않는 판이었다.과연, 추측한 바와 틀

림없이 주육화상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있는 판이었다.”시시한 새끼들아! 왜 원숭

이하고는 해보지 못하고 죄없는 나만 가지고 못 살게 구는 거냐? 신짝아! 한 번 호되게

후려갈겨라!”호탕하게 웃어 젖히는 정기봉의 웃음소리와 말소리가 들렸다.”핫! 핫! 핫

! 화상 녀석아! 오늘은 어떤 사람도 네놈을 구해 줄 사람은 없단 말이다! 이 방주님께서

는 우선 네놈부터 칼질을 해서 처치해 버려야겠다!”주육화상은 두 손을 높이 쳐들어 좌

우로 휘저었다.”그건 안 되지! 이 화상은 여편네 하나가 생겨서 장가를 들어 볼까 하는

참인데 ‥‥‥ 첫날밤도 치르지 못하고 죽는대서야 말이 되나? 그건 도무지 말이 안 되

는 소리지!”여러 사람들이 그 꼴을 보니 우습기도 하고 딱하기도 해서 견딜 수 없었다.

주육화상은 큼직한 바위돌을 끼고 몸을 피해서 빙글빙글 돌아가고 있었으며, 두 개의 낡

은 신짝이 불끈불끈 솟아오르며 곧장 화상을 뒤쫓는 사람에게 날아 들어가고 있었다.

화상을 뒤쫓는 사람은 바로 봉명장의 장주요, 또한 천하제일방의 방주이기도 한 정기봉

이었다.그런데 심히 괴상한 일은, 주육화상의 물건의 힘을 빌어서 사람을 들이치는 재간

도 상당히 놀라운 것인데, 한 쌍의 낡은 신짝들이 웬일인지 오늘만은 정기봉의 신변에서

몇 자 떨어진 곳까지 육박해 들어가기는 하지만, 들이치지는 못하고 자동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