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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살고 있소?”만빙여 아가씨는 하야말쑥한 얼굴을 반짝 쳐들고 한참 생각하다가 매몰찬 음성으로

톡 쏴 주었다.”당신은 그걸 정말 알고 싶다는 건가?”일견사 허비가 또 한 번 징글맞게 너털웃음을 쳤다.

“헤헤헤! 만약에 이 마당에 아가씨의 선배나 스승이 있다면, 결코 아가씨 같은 어린 처녀를 죽으라고 내

버려두지는 않을 거요. 선배도 아무도 없다면 이 일견사 허비가 아가씨에게 손을 댄다는 것은 내 신분으

로서는 차마 할 수 없는 노릇이니까‥‥‥ 그래서 아가씨의 출신과 문파를 물어 본 거요! 아가씨 같은 나

이 어린 처녀에게 손을 댄다는 것은 나도 신중히 고려할 점이 있으니까‥‥‥‥”만빙여 아가씨는 앙큼

스럽게 반문했다.”그럼‥‥‥ 그렇게 말한다면, 나같이 문호도 없고, 파도 없고, 스승도 없고, 선배도 없

는 여자는 당신 같은 사람의 손에 죽을 만한 자격도 없단 말씀인가?””헤헤헤! 헤헤!”일견사 허비는 의기

양양해서 연방 징글맞게 너털웃음을 쳤다.만빙여 아가씨는 갑자기 고개를 돌이켜 주육화상에게 말했다.

“화상 아저씨 ! 나는 죽을 수도 없는 여자인 모양이지? 날더러 죽여 버릴 만한 자격도 없다고 하는데‥

‥‥‥”주육화상이 껄껄껄 웃으며 대답했다.”이봐! 조카! 어디 살고 있다는 것만 말해 봐! 그러면 죽일

만한 자격이 있다고 할 테니‥‥‥‥”만빙여 아가씨는 발끈하고 언성을 높였다.”화상 아저씨도 나쁜

사람이야! 그럼, 정말 날더러 죽으라는 말인가?”말을 마치자, 별안간 호들갑스럽게 깔깔대고 웃고 나

더니 고개를 돌이키면서 일견사 허비에게 천연스럽게 말했다.”그럼, 내 어디 산다는 것만 말씀 드리지!

나, 바로 영산(靈山)에 살고 있는데, 그만하면 당신 손에 죽을 만한 자격이 있을까?”‘영산이라니 ?’

일견사 허비는 너무나 뜻밖의 놀라움에 얼굴빛이 새파래졌다.”아가씨의 성은 만씨(萬氏)요?”만빙여

아가씨의 말투는 지극히 거만스러웠다.”맞았어! 나는 스승도 없고, 무술은 우리 할아버지께서 가르쳐

주신 거야! 그만하면 죽을 만한 자격이 있을까 없을까?”일견사 허비는 별안간 전신을 후들후들 떨었다

두 눈을 크게 뜨고 어리둥절, 입을 꽉 다물고 눈 앞에서 빵끗 웃고있는 한 떨기 꽃송이 같은 아가씨의 얼

굴을 넋잃고 바라볼 뿐, 감히 입을 벌려 말을 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이 며칠 사이에 현도노인이 영산에

서 내려왔으며, 이 고장 근처에 와 있다는 풍문이 떠돌았기 때문이있다는 풍문이 떠돌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일견사 허비는 그런 풍문을 믿지 않았었다. 무예계의 선후배 관계에 정통한 허비는, 현도노인이

일체 무예계 일에 간섭하지 않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