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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키지 않을 작정이오?”찢어진 옷을 입은 도사는 끝까지 양보할 수 없다는 말투였다.”비켜 주지

않으면 않았지! 그래, 젊은 친구! 자네가 이 도사 영감을 감히 어쩌겠다는 건가?”이 말을 듣자,

마부는 격분을 참을 수 없는 모양이었다.오른손에 잡고 있던 말채찍을 별안간 높이 쳐들어서 쌩

쌩 매서운 소리를 내며 허공에서 마구 휘둘렀다. 채찍 끝은 도사를 휘말아 버릴 듯 찔러 들어갔다.

그런데도 그 도사는 싱글벙글 웃기만 하더니 몸을 한편으로 훌쩍 날렸다.덥석 재빠른 솜씨로

단숨에 말채찍 끝을 한 손으로 움켜잡아 버렸다.”젊은 친구! 정말 나한테 이러긴가?”도사의 말

이 그치는 순간, 마부는 약간 당황했다.말채찍 끝을 움켜잡고 잡아당기는 도사의 힘이 뜻밖에

도 억셌기 때문이었다. 그 잡아당기는 힘 때문에 몸을 지탱하고 앉아 있기도 어려웠다.마부는

재빨리 손을 떼고 말채찍을 동댕이쳐 버리고 마차 위에서 벌떡 일어섰다.냉소를 터뜨리고 고

함을 질렀다.”이 비렁뱅이 도사야! 그대는 정말 내 손에 죽고 싶단 말인가?”마부가 벌떡 일어

서는 바로 그 순간에, 마차 휘장 속으로부터 모기 소리만큼이나 가느다란 음성이 흘러 나와서

마부의 귓전에 속삭이듯 들렸다.”남들이 우리들의 행동을 주목하고 있다니까‥‥‥ 쓸데없

이 옥신각신하지 말아요! 내가 당부한 말을 잊으셨나?”그 음성은 어찌나 가느다랗게 흘러 나

왔는지 모질고 사나운 비바람 소리 속에서 도사가 알아듣지 못했음은 물론, 조용한 밤중이라

해도 누구의 귀에도 들리지 않을 만했다.”원, 천하에 별꼴을 다‥‥‥‥”마부는 그 가느다란

말소리가 귓전을 스치자, 이렇게 한 번 더 호통을 치고 마차 위에 떡 버티고 섰을 뿐 찢어진 옷

을 입은 도사에게 그 이상 손을 대지 않았다.도사는 또 한바탕 너털웃음을 쳤다.”와하하하! 핫!

핫! 젊은 친구! 그만한 시시한 재간을 가지고 이 도사 영감의 말을 들어 줄 수 없다구? 그래도

마차의 휘장을 걷어서 내게 보여 주지 않는다면 하는 수 없지! 내가 직접 손을 써서 걷어보는

도리 밖에 ‥‥‥”이때 마부의 귓전으로, 마차 휘장 안에서 또 흘러 나오는 가느다란 음성이 있

었다.”어서 조용히 앉아요! 누가 이리로 오는 모양이니…”마부는 눈동자를 홱 굴려서 좌우를

살펴봤다.”흐흥!”가벼운 냉소 소리를 터뜨리며 마차 위 휘장 문 앞에 비스듬히 주저앉았다. 그

러나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참기 어렵다는 표정이었고, 또 혼자 맘대로만 할 수 없으니 억지로

참는 수밖에 없다는 표정이었다.바로 이 순간에, 한줄기 사람의 그림자가 사나운 비바람 속을 헤

치고 번갯불처럼 날아들었다. 신법이 빠르고 묘하고 가벼웠으며 한들한들하는 허리의 선이 더

욱 매혹적이었다.나타난 것은 어떤 여자였다.아마, 비바람 소리가 너무나 사나왔던 탓인 모양이

었다. 여자가 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