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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하면, 내 손이 모질고 맵다고 나중에 원망은 하지 말아!”백면무상은 이 봉랑자라는 여자 앞에

서는 설설기는 사나이였다. 그만큼 봉랑자는 사납고 깜찍스럽고 매서운 여자였다.백면무상은 내심

생각했다.’산통은 다 깨졌구나! 아리따운 꽃 한 송이를 절반쯤 꺾으려는 판에 이 말썽꾸러기 여자가

나타났으니 재미 볼 생각은 아예 단념해야겠다.’봉랑자는 천천히 침상 앞으로 걸어왔다. 손을 쳐들

어 침상 휘장 자락을 걷어 올려 봤다.돌연, 방정맞을 정도로 호들갑스럽게 웃었다.기가 막히고 어처

구니가 없다는 듯이 전신을 뒤흔들면서 웃음을 참지 못했다.”해해해! 해해해! 해해‥‥‥‥”무엇

인지는 몰라도 가소롭기 짝이 없는 것을 보았다는 것 같았다.웃음을 억지로 진정시키고 다시 고개를

돌이켰다. 싸늘하고 매서운 시선이 다시 백면무상에게 화살처럼 꽂혔다. 한참 동안 노려보다가 입

을 열었다.”이봐! 백면무상! 그대는 정말 염복도 대단한 사나이로군. 과연 침상 위에는 천하 제일 가

는 절세의 미인이 누워 있군 그래.”백면무상은 어색하고 쑥스러워서 어쩔 줄 모르며 쓰디쓴 웃음을

씽끗 웃었다. 어물어물해서 넘겨 버리려는 수작이었다.”이봐! 내가 진정으로 저 여자를 사랑한 건 아

냐! 오늘 아침결에 저 여자한테 망신을 당하고 골탕을 먹었기 때문에, 한번 톡톡히 앙갚음을 해주려

고 저지른 노릇이‥‥‥ 이렇게‥‥‥‥””뭐? 앙갚음을 하려구?”봉랑자는 까닭을 알 수 없다는 듯

이상야릇한 미소를 입가에 띠었다.”저 여자가 언제 그대에게 망신을 주었고 골탕을 먹였단 말이지?”

백면무상이 서슴지 않고 대답했다.”저 여자는 일견사 허비의 원수란 말이야. 그래서 우리는 실컷 욕

이나 보여 주고 나서 다시 처치해 버릴 작정으루‥‥‥‥”봉랑자는 깜짝 놀라며 두 눈을 딱 부릅떴

다. 큰 소리를 질렀다.”그대가 말하는 여자는 도대체 누구냔 말이야?”백면무상은 아무 것도 속일 도

리가 없다고 체념했다.”누구긴 누구야? 천산파의 두령 사마생의 무남독녀, 세상 사람들이 ‘무예계

의 봉’이라 일컫는 그 여자 말이지!””저 여자가 바로 예봉이라구?”봉랑자는 또다시 시선을 저편으로

돌이켜서 침상 위에 누워 있는여자의 얼굴을 유심히 바라봤다.돌연, 해괴 망측한 음성으로 배꼽이 빠

질 듯이 웃었다.”애해해! 애해해해! 귀수곡에 살고 있는 손이랑이라는 여자가 언제부터 천산파 두령

의 무남독녀 외딸이 되었다는 거야? 또 그 여자에게 언제부터 예봉이라는 멋들어진 아호(雅號)가 생

겼구?”백면무상은 더한층 쑥스러운 표정으로 소리 없이 씽끗 웃었다.”똑똑히 봤어? 저 여자가 어째

서 손이랑이란 말이지?”봉랑자는 여전히 호들갑스럽게 웃었다.”오호호! 호호호! 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