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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잖으면 이 허비의 단혼지 수법이 무서운가 대결해 보면 알 게 아니겠느냐?”사마림 아가씨는 시간

이 흘러 갈수록 두 눈에서 눈물만 샘솟듯 솟구쳐 나왔다. 여전히 악을 썼다.”허비란 놈아! 네놈도 사람

이라면, 이자들을 시켜서 나를 그렇게까지 모욕을 주고 괴롭혀서는 안 된다! 숫제 빨리 나를 죽여 버

려 다오!”백면무상이 가소롭다는 듯 히죽벌죽 웃었다.”히히히! 히히! 이 철부지 계집애야! 너 같은 절

세의 미인이 죽는다는 것은 얼마나 아까운 일이냐? 겁낼 건 없다! 이 백면무상은 누구보다도 여자를

멋들어지고 기분 좋게 다룰 줄 아니까‥‥‥ 또 네년도 내 그 재미를 한 번 신바람 나도록 맛보고 나

면 죽고 싶다는 생각이 씻은 듯이 없어질 것이다!”이렇게 말을 하는 동안에, 백면무상은 재빠르게도

두 손을 뻗쳐서 아가씨를 땅바닥 위에 안아 일으켰다. 품속에 꼭 껴안고 탐스러운 볼에다 입을 맞추

어 주면서, 쉴 새 없이 너털웃음을 치고 곧장 계곡 속으로 깊숙이 들어가 버렸다.이렇게 된 이상, 사

림 아가씨에 무슨 반항할 만한 힘이나 방법이 있었을 것이랴! 정말 죽고 싶어도 마음대로 죽을 수도

없는 기막힌 지경에 빠지고만 것이다.불원 천리하고 먼 길을 달려 천산에서 여기까지 온 것은, 오로

지 돌아가신 부친의 원수를 갚기 위해서였다. 그런 것이, 천만 뜻밖에도 힘이 되어 줄 수 있는 유일한

장정 철탑천왕 위호는 무영객에게 두 눈알을 뽑히어 불구자의 몸이 되어 버렸고, 자기 자신은 위호

이상으로 처참한 꼬락서니가 될 줄이야 어찌 꿈엔들 생각할 수 있었을까!일개 여자의 몸이 죽어 버

린다는 것을 생각하면 대단한 일이 아니었다. 여태까지 고이 지켜 온 처녀의 순결한 몸이 진흙처럼

되어서 생각지도 못한 놈의 발길에 짓밟힌다는 것은, 죽음보다 몇 백 배나 더 처참하고 괴로운 노

릇이 아닐 수 없었다.그러나 아무리 몸부림을 쳐 봤댔자, 아무리 초조하게 굴어 봤댔자 아무 소용도

없는 일이었다. 이제 아가씨는 완전히 남자의 손에 사로잡힌 몸이다. 반항은 고사하고 안간힘을 써

볼 만한 힘조차 모조리 빼앗겨 버리고 만 것이다. 눈을 멀뚱멀뚱 뜨고 있으면서, 사람답지 않은 놈

에게 모욕을 당해야 한다는 것은, 구곡 간장이 녹아 날 것만 같이 원통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너무나 기막히는 자기 자신의 신세를 생각다못해, 사마림 아가씨는 마침내 정신을 잃고 인사불성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