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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걱정할 필요는 없으니까‥‥‥‥”제일명이 별안간 침통한 음성으로 호통을 쳤다.”그대는 너무

나 안하 무인이다! 너무나 건방지게 날뛴다!”호통 소리와 함께 제일명은 오른팔을 맹렬히 휘둘렀다.

그의 도목검은 마치 용이 울부짖듯 쩌렁쩌렁 울리는 무시무시한 음향을 사방으로 퍼뜨렸다. 그 음

향과 함께 칼에서는 줄기줄기 매섭고 날카로운 검광이 뻗쳐 났다.무당파의 영도자 제일명도 비범

한 실력의 소유자였다.무영객은 자기 자신이 검막(劍幕)속에 말려들고, 무시무시한 검광이 자기 피

부를 찌르려고 화살처럼 몰려드는 것을 느끼자, 즉각에 상대방이 그렇게 만만한 존재가 아니라는 판

단을 내렸다.그러나 이런 경우 몸을 피하는 데에 초인적인 재간을 지닌 무영객이다.그는 눈 깜짝할

사이에 제일명의 검막의 테두리에서 귀신같이 날쌘 동작으로 빠져 나왔다. 경각을 지체치 않고 긴

소맷자락을 쉬익 멋들어지게 휘둘렀다. 현천강기라 일컫는 눈에도 보이지 않는 무형적인 힘이 화

살처럼 뻗쳐 났다.약삭빠르게 제일명도 즉각에 상대방의 공세(攻勢)를 간파했다.현천강기라는 무

형적인 힘이 자기가 수십 년 동안 단련해 온 칼의 힘을 휘말아 버리려고 닥쳐들고 있다는 것을 눈치

챈 찰나, 홱 몸을 날쌔게 뒤로 뽑았다.아슬아슬한 순간이었다. 자칫했으면 두 다리가 떨려서 몸을

가누지 못할 뻔했다.아차하는 순간, 제일명은 냉정 침착하게 한숨을 깊이 들이마셨다.그리고 몸을

납작하게 움츠렸다. 구룡권지(九龍捲地)라는 수법을 써서 무영객의 공세를 피해 가며 땅을 쓸 듯이

칼을 가볍게 휘둘렀다. 은백색으로 번쩍번쩍하는 검광 만이 땅바닥을 휩쓸었고, 무영객을 빈정거

리는 제일명의 웃음소리가 요란스럽게 밤공기를 흔들었다.”헤헤헤‥‥‥ 헤헤헤‥‥‥”일류 고수

급 인물들이 목숨을 내걸고 대결하는 장면은 정말, 용이 울부짖고 범이 으르렁대는 것과 흡사했다.

요란스런 음향 속에서 제일명은 이미 한 덩어리의 검영(劍影)으로 화해 버렸고, 무영객은 한줄기의

뿌연 연기로 변해서 슬쩍슬쩍 검영을 뚫고 그 테두리 속으로 침범하려고 했다.”히히히‥‥‥ 히‥

‥‥‥”무영객이 징글맞은 냉소를 터뜨리고 검영 속을 헤치며 육박해 들어올 때마다, 제일명은 슬

쩍슬쩍 뒤로 물러나는 도리밖에 없었다.두 사람을 꼭같이 당대 일류 문파의 영도자라는 신분에 놓고

볼 때, 무당파의 영도자 제일명이 확실히 선수를 쓴 셈이 되었다.이런 까닭으로, 팔음옥소 매소천은 제

일명을 돕기 위해서 자기마저 손을 쓰고 덤벼드는 비겁한 행동을 취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그의 두

눈동자는 한시도 쉴 새 없이, 흑백 두개의 안개 같은 덩어리로 변해서 엎치락뒤치락 결사적으로 싸우

고 있는 두 사람의 그림자를 노려보고 있었다. 아무리 두 눈을 똑바로 뜨고 노려봐도 무영객의 손을 쓰

는 품이나 몸을 쓰는 신법(身法)이 과연 무슨 무학에서 나온 것인지 정체를 파악할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