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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아버지인 위지군은 아무리 나쁜 일이 있어도 그녀 앞에서 미소를 잃지 않았

었다.그런데 오늘 이렇게 침중한 표정을 짓자 위지가려는 궁금한 얼굴로 물었다.

“걱정 있으세요? 아줌마 생긴 거예요? 저는 걱정 안 해요. 아버지가 고른 여자니까,

새어머니가 된다 해도 무리가 없을 거예요.”그녀의 말에 위지군은 미소를 지으며 그

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녀의 미소가 부인을 생각하게 했다. 그의 젊은 날 부인

을 만나고 강호를 질타하던 많은 생각들과 딸과 함께 중원을 여행하던 기억들도 머

리를 스쳐 지나가고 있었다.위지가려는 오늘따라 아버지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궁금한 얼굴을 짓자, 위지군은 딸을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갑자

기 밤의 정적을 깨고 울리는 요란한 종소리와 멀리서 들리는 비명 소리가 그의 입을

막았다. 위지가려는 한밤에 울리는 비명 소리와 종소리에 아버지의 얼굴을 놀란 얼굴

로 바라보았다. 위지군의 안색은 싸늘히 굳어 있었다.”아버지……!”그것을 시작으로 순

식간에 주위의 모든 것이 비명 소리와 병 장기 부딪치는 소리로 변해 갔다. 밤의 정적

은 한순간에 달아난 것이다.”장주님, 적의 기습입니다!”문이 열리며 다급한 목소리의 백

호단주가 들어왔다. 태평장의 무사들은 대다수가 서주 사람들이다. 백호단의 단주도

서주 출신의 삼십대 남자로 믿음이 가는 얼굴을 가지고 있었다.”알고 있다.”위지군의

말에 백호단주는 다급히 문을 닫고 비명이 울리는 밤으로 사라졌다. 사태가 이렇게 급작

스럽게 변하자 위지가려의 얼굴이 사색으로 변했다. 이런 것은 상상도 하지 못했기 때

문이다. 그녀의 불안한 마음을 아는지 위지군이 위지가려의 떨리는 손을 잡았다.”나의

이름은 무엇이냐?”위지군의 말에 위지가려는 아버지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그러자 보

이지 않는 위압감을 주는 아버지의 모습에 위지가려는 자신도 모르게 입을 열었다.

“성은 위지에 군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계세요.”위지가려의 말에 위지군이 가만히 고

개를 끄덕였다.”그래, 내가 위지군이다. 사람들은 나를 서주신협이라 부른다. 나의 별

호에 협자가 들어간 이유는 불의에 타협하지 않고 굴하지 않기 때문이다.”그렇게 말한

위지군은 딸의 얼굴을 한번 쓰다듬었다. 위지군의 손이 자신의 볼에 닿자 위지가려는

위지군의 손을 두 손으로 잡았다. 아버지의 온기를 더 느끼고 싶었기 때문이다. 알 수

없는 물방울이 흘러내렸다.”남궁 숙부에게 가거라.”그렇게 말한 위지군은 딸의 얼굴에

서 손을 떼고 방문을 열었다. 방문을 열자 싸늘한 주위의 살기들이 태평장을 휩쓸고 있

었다. 위지군은 뒤를 돌아보지 않고 말했다. 뒤를 돌아보면 이 방에서 한 걸음도 못 갈